5살 여자 아이 수지(가명)는 1년 전부터 아침마다 어깨와 무릎이 자주 아프다가 오후 되면 멀쩡해졌다.
수지 엄마는 처음에 아이의 성장통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최근 들어 아이의 걸음걸이가 이상해져 병원을 찾은 결과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아이가 '관절염'이라는 얘기에 당황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수지와 같은 '소아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아는 2014년 1943명, 2015년 1990명, 2016년 2105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0만 명당 약 5~18명 정도로 발생하며 여아가 남아보다 2배 이상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신원 교수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소아기특발성관절염)'은 16세 미만의 소아에게 나타나서 6주 이상 지속되는 관절염을 말한다"며 "관절 통증과 함께 관절이 뻣뻣해져서 움직이지 못하거나, 붓고 심지어는 고열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는데 16세 미만의 아이에게 이러한 증상이 6주에서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 체계의 이상이나 유전적인 요인들이 연관돼 있고 호르몬, 감염, 정신적 스트레스, 외상 등도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분류는 각 학회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발병 후 처음 6개월 이내에 침범하는 관절의 수나 부위, 전신 증상 동반 여부 등에 따라 전신형, 다수관절형, 소수관절형으로 나눈다.
관절염이 5개 이상의 관절에서 나타나면 다수관절형, 4개 이하의 관절에서 나타나면 소수관절형으로 분류하고 하루에 한 두 차례씩 39˚C 이상의 고열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전신형으로 분류한다.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고열이나 피부발진, 간과 비장 종대, 임파선이 붓는 증상들이 동반되는 전신형은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약 5~15%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다.
소수관절형의 약 15~20%에서 합병증으로 눈에 홍채섬모체염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실명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상태 교수는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을 대부분 아이들이 겪는 성장통으로 오인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미 뼈의 성장이 끝난 어른들과 달리 성장 과정에 있는 소아들의 경우에는 치료가 조금만 늦어져도 뼈의 성장 장애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절 문제 외에도 포도막염, 대식세포 활성 증후군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증상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와 그에 따른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무릎, 발목, 손목 관절과 같은 큰 관절에서 관절염이 많이 발생하지만 손가락, 발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턱관절에 관절염이 발생하는 경우 입을 잘 열지 못하거나 귀에 통증을 느낄 수 있고 척추에 관절염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척추 통증 및 강직, 운동장애, 팔이나 다리가 저리고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수술 등으로 관절 염증을 억제하고 통증을 제거하며 관절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
아이의 나이와 성향, 강직의 지속시간, 전신 증상 등을 고려해 물리치료를 병행하거나 일상생활에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최상태 교수는 "일반적으로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어른에 비해 비교적 예후가 좋아서 성인이 되기 전에 치유되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질병의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심각한 장애 없이 생활할 수 있으며,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중앙대병원)